8월 말에 표준과학 연구소에서 하는 그래핀 워크샵에 갔을 때의 일이다. 중시계 물리를 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화학과에서 온 사람들도 적잖이 있었다. 앞의 발표자가 이제는 식상한 그래핀 소개 - 밴드 구조때문에 전자가 질량이 없는 디랙 페르미온처럼 움직입니다. 신기하죠 ♡ - 를 하고 있는데 근처에 앉은 화학과 출신의 사람이 탄소같이 가벼운 원자에서도 그런 효과가 나올 수 있냐고 물었다.

화학과 사람들이 디랙 방정식을 쓸 일이 무에 있겠냐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고 한다. 우라늄처럼 무거운 원자에 대해서 전자의 에너지 같은 양들을 계산하다보면 워낙 전하들이 많기 때문에 특수 상대성 이론에 의한 효과를 더이상 무시할 수 없다 보니 보정을 하기 위해서 디랙 방정식도 써야 하는 모양이다.

'탄소같이 가벼운'이란 말은 그런 맥락에서 나온 말이었다. 아마 그 분은 디랙 방정식은 무거운 원소를 상대할 때 쓰이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었겠지.


화학과 사람이 하는 발표도 한개인가 두개 있었는데 별로 재미없었다. 도무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측정 방법들을 가지고 이거 했더니 어떤 결과가 나오고 이거는 어떤 결과가 나오고만 줄줄 나열하니 이해할 수가 없었다.
Posted by tucko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