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예술가의 초상

2011. 2. 24. 21:05
잠깐 머리를 식히려고 도서관에 갔다가 잠깐 봤던 젊은 예술가의 초상이 자꾸 머릿속에 떠오른다. 학부 졸업즈음에 읽을 때에는 디달러스가 막 성인이 되어가는 2, 3장이 눈에 들어왔는데 이제는 예술가로서의 삶을 추구하기 위해 고국을 떠나는 마지막 장이 눈에 들어온다. 다른 걸 버리고 자신이 추구하는 바를 위해서 자기 유배의 길을 떠나는 모습이 멋졌다.

저렇게 살 수 있다면 무척 근사하겠지. 다른 사람의 삶을 모방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일단 모방할 수도 없다. 3년 위 대학 선배의 삶이라면 지나치다 싶게 비슷하게 갈 수도 있겠지만 100년 전 아일랜드 사람의 삶을 무슨 수로 똑같이 따라 한단 말인가. 이건 모방이 아니고 그냥 모티브를 따오는 것이다.

모방이던 모티브를 따오는 것이던 한다고 해보자. 그런데 문제가 있다. 디달러스가 한 일의 핵심은 떠나는 것이 아니고 예술가의 길을 가기로 확신을 가진 것이다. 내가 어떤 상황에 있건 글쓰는 것이 의미가 있는 일이란 걸 확신하고, 스스로가 가치있는 글을 쓸 수 있음을 확신한 게 핵심이다. 자기 유배니 떠남이니 이런건 따라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확신은 따라할 수 없다.

그래서 어떡해야 하나.
Posted by tuck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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