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핀 만들기

2009. 1. 16. 10:03
방문자 수가 갑자기 늘었길래 유입 경로를 살펴보니 그래핀에 관한 글을 찾아서 온 분들이 많았다. 어제 여러 신문에 한국인 연구자들이 큰 그래핀을 만들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서 네이쳐에 실렸다는 기사가 떴는데 그때문이었던 것 같다. 네이쳐 홈페이지에 한번 가봤더니 역시나 첫 화면 제일 상단에 그 연구 이야기가 떠 있었다.


네이쳐에 실리다니 참 좋겠구나. 근데 이미지 속에서 저 사람들이 들고 있는건 도대체 뭐고 무슨 의미가 있는건지 모르겠다. ;;



그래핀을 얻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스카치 테이프를 이용해서 그래핀을 떼어내는 기계적인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반도체 공정처럼 탄소가 들어간 분자를 어떻게 잘 쌓아서 그래핀을 만드는 것이다.

스카치 테이프를 이용해서 만드는 건 제작이 간단하긴 하지만 만들어지는 그래핀 조각의 크기나 모양을 조절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테이프에 붙어있는 흑연 조각을 실리콘 웨이퍼 위에 올려놓은 다음에 한층으로 되어있는 부분을 찾아내서 나머지는 제거하고 그 부분으로 실험하는 것이다 보니 모양이 적당치 않으면 적당한 모양이 나올때까지 테이프를 붙였다 떼었다 하는 걸 반복하는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이런 식이라면 어느 크기 이상의 샘플은 얻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분자 또는 원자들을 잘 쌓아서 그래핀을 만들 수는 없을까. 이건 가능만 하다면 그래핀을 원하는 패턴에 꽤 큰 크기로 얻을 수 있다. 더구나 요새는 기술이 좋아져서 원자 몇 개 두께의 막을 만들고 그러는건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탄소를 얇게 쌓는다고 걔네들이 무조건 육각형으로 결합해서 그래핀이 되는건 아니기 때문에 이 방법으로 그래핀을 만드는 것도 간단한 일은 아니다. 그래도 결국은 몇가지 방법을 찾아내고야 말았는데 가장 많이 알려진 방법은 SiC 를 쌓은 다음에 열을 가해서 표면의 실리콘을 날려버리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는 아무래도 그래핀이 아래에 있는 물질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원래 한 결정이었던 것을 약간 처리해서 표면의 특성만 바꾼 것이다 보니 비록 그래핀 모양으로 탄소가 정렬했다고 해도 아래와의 연결이 어느 정도는 남아있는 것이다.

이번에 네이쳐에 실린 것은 그래핀을 쌓아서 만드는데도 아래 물질의 영향을 별로 안 받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요는 그래핀을 실리콘 웨이퍼 위에 만드는데 그 사이에 Ni 층을 깔고 그 위에 만드는 것이다. 물론 Ni 위에 그냥 탄소를 뿌린다고 그래핀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화학적인 과정과 열로 처리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아무튼 이렇게 해서 Si/SiO2/Ni/그래핀 층을 얻고 나면 산으로 니켈층만 제거하거나 SiO2 층만 제거할 수가 있다. 그러고 나면 결국 우리는 아래가 없어져서 붕 뜬 - 아래 층과는 완전히 분리된 - 그래핀을 얻을 수 있고 그걸 원래 substrate에 올려놓거나 다른 substrate위에 옮길 수 있다. 논문을 보니 그림이 이해하기 쉽게 잘 그려져 있었는데 퍼올 수가 없는 것이 아쉽다.

Posted by tuck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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