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깡 놀이

2009. 3. 25. 15:25
1. 트라우마는 1/(z-z0)라는 복소 함수의 z=z0인 점과 같다. 그 점은 함수값이 무한으로 발산하는 점, 즉 너무 고통스럽고 강렬하기 때문에 우리의 일반적인 경험으로는 정의내릴 수 없는 그런 점이다. 이런 트라우마는 그 사람을 본질적으로 변화시키곤 한다. 마치 z0 주변의 각 점들에서 함수는 별다를게 없는 유한한 값을 같지만 그 둘레를 선적분해 보면, 트라우마가 없을 때 선적분 값이 0인 것과는 달리, 2 i pi라는 값이 나오는 것처럼.

2. 휘어진 공간에서는 두 점을 잇는 최단 거리 선, 지오데식은 더이상 직선이 아니게 된다. 예를 들어 수조의 위와 아래에 비스듬하게 위치하고 있는 점을 생각해보자. 물이 차있지 않을 때에는 두 점을 직선으로 잇는 것이 지오데식이지만 물이 반쯤 차서 한 점이 물에 잠기게 되면 수면에서 한번 꺾여서 물 속을 지나는 거리를 줄이는 경로가 지오데식이 된다. 좀 더 연속적으로 휘어져 있는 공간이라면 지오데식은 아주 많이 휘어져 있는 그런 선이 될 수도 있다. 사람의 정신 상태는 이런 휘어진 공간으로 생각할 수 있다. 같은 욕구라도 공간의 휘어진 상태에 따라 완전히 다른 직선으로 나타날 수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

3. 상전이가 일어나는 점에서는 섭동의 상관 길이 correlation length가 무한으로 발산하게 된다. 어떤 지점의 변화가 그 주변의 제한된 지점과만 관계지어지는 닫혀있는 상태에서 한순간 모든 지점이 모든 지점과 관계를 맺는, 무한히 창조적인 열려있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닫힌 상태에서 벗어나서 열린 상태를 거침으로써만이 비로소 전과는 완전히 다른 상으로 변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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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의미는 없는 글들.

이런 건 물리나 다른 자연과학들 보다도 수학에다 가져다 붙여야 제맛인데, 알고 있는 수학이 빤하다 보니 더 근사하게 만들지 못하는게 아쉽다. 하긴, 허수만 가지고도 그렇게 썰을 푸는데 뭐...
Posted by tuck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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